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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기

[거실 농부 이야기] 수경재배 깻잎 첫 수확 후기, 직접 키운 깻잎으로 김밥을 만들어 봤습니다.

by 거실농부 2026. 6. 24.

수경재배 깻잎은 언제부터 수확할 수 있을까요?

저희 집에서는 파종 후 처음으로 수확 가능한 잎이 생겨 '첫 잎치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깻잎 첫 수확과,

그 잎으로 만든 첫 깻잎 김밥 이야기를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 깻잎은 언제부터 수확할 수 있을까?
깻잎은 잎 길이가 약 8~10cm 정도 되었을 때부터 수확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래쪽 큰 잎부터 조금씩 따 주는 것이 좋으며,
가운데 새잎은 남겨 두어야 계속 자랍니다. 

 

잎치기가 뭐냐고요?
식물의 성장을 돕기 위해 아래쪽 잎을 정성껏 따주는, 제가 직접 이름 붙인 저만의 방법입니다.

실제 원예에서는 '적엽'이라고 부르지만,

저는 우리 집 거실 농장에서 하는 작업이라 '잎치기'라는 이름을 붙여 보았습니다. 
과수원에 가지치기가 있다면, 거실 농장에는 잎치기가 있는 셈입니다.
그냥 잎을 따서 먹으려고 한 게 아니라,
깻잎이 더 쑥쑥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잎을 따준 거라 이렇게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오늘은 1호 깻잎에서 4장,
2호 깻잎에서 2장을 잎치기 해주었습니다.
1호에서는 맨 처음 태어나 한참 동생 잎들을 키워낸 본잎 1, 2번과,
너무 커져서 유지하는 데 에너지가 많이 들 것 같은 본잎 3, 4번을 따주었습니다.

잎치기 전 깻잎1호
잎치기 후 깻잎 1호

2호는 아직 많이 자라지 않은 터라,
그래도 쑥쑥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가장 오래된 본잎 1, 2번만 따주었습니다.

잎치기 전 깻잎 2호
잎치기 후 깻잎 2호

🌱잎치기, 원예에서는 이렇게 부릅니다
제가 붙인 ‘잎치기’라는 이름과 비슷한 정식 용어들이 있습니다. 잎을 따내는 행위 자체는 한자어로 ‘적엽(摘葉)’이라 하고, 초보자에게 익숙한 표현으로는 그냥 잎 따기라고도 합니다. 한편 ‘순 지르기(적심)’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 잎이 아니라 줄기나 가지의 끝부분, 즉 생장점을 잘라내 옆으로 가지를 더 많이 뻗게 만드는 방법을 말합니다. 둘 다 식물의 성장 방향을 사람이 의도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왜 아래쪽 잎부터 따주는 걸까?
깻잎은 위로 계속 자라나는 성질이 있는데, 오래되고 아래쪽에 있는 잎을 따주면 그 잎으로 가던 영양분이 위쪽 생장점으로 더 집중되어 식물이 한결 튼튼하게 자랍니다. 다만 잎은 광합성을 담당하는 기관이기도 해서, 한 번에 너무 많은 잎을 따주면 오히려 전체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오래되거나 유지 부담이 큰 잎 위주로, 한 번에 조금씩 따주는 게 좋습니다.


10개월 만에 드디어, 드디어 맛본 깻잎

말레이시아 이포에서 보낸 지난 10개월 동안 깻잎을 먹지 못했습니다.
깻잎을 먹고 싶다는 마음이 시작된 지 3개월(3월 20일에 시작) 만에,
마침내 오늘 거실 농장의 주인공인 깻잎을 처음으로 수확했습니다.
단순히 수확의 기쁨을 넘어, 우리 가족의 식탁을 풍성하게 채운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잎치기 깻잎, 아이들의 메뉴 아이디어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잎치기한 깻잎을 들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이 귀한 깻잎으로 뭘 만들어 먹을까?”
오빠는 “밥 싸 먹는 깻잎이요! “를, 동생은 “깻잎 김밥이요! “를 외쳤습니다.
서로의 메뉴를 듣고는 오빠가 눈을 반짝이며 “오, 깻잎 김밥 너무 먹고 싶어요! “라며 만장일치로 결론이 났습니다.
아이들의 아이디어가 그날 저녁 메뉴를 결정한 셈입니다.
솔직히 김밥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해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막상 만들려고 보니 단무지도, 마요네즈도 없었습니다.
“오늘은 단무지 만들어 두고 내일 김밥 싸주면 안 될까?” 하고 물었더니
아이들은 “아니요, 꼭 오늘 먹고 싶어요”라고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결국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 김밥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정성 가득 ‘꼬마 김밥’ 탄생

귀한 깻잎이라 아까워서 반으로 잘라 총 8조각으로 나눠 활용했습니다.
2호 깻잎에서 딴 2장은 너무 작아 씻어서 바로 아이들 입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집에 있는 재료와 수확한 깻잎을 넣어 정성껏 꼬마 김밥을 말았습니다.

깻잎 4장으로 만든 깻잎 김밥

🌱 깻잎은 생으로 먹어도 될까?
직접 키운 깻잎이라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은 뒤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경재배 역시 재배 과정에서 먼지나 이물질이 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김밥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완성된 김밥을 접시에 담으니,
깻잎 4장으로 만든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법 푸짐해 보였습니다.
(나름 푸짐해 보였지만 잘 먹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해 밥과 빵을 더 먹었습니다.)

“깻잎 향이 입안에 남아요!”

아이들이 김밥을 한 입 먹더니 “엄마, 깻잎 김밥 정말 맛있어요! “라며 감탄이 일제히 쏟아졌습니다.

10개월 만에 맛보는 깻잎


감각이 예민한 첫째는 “김밥 한 개 먹고 나면 입안에 깻잎 향이 은은하게 남아요”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둘째는 다 먹고 나서 “엄마, 정말 맛있었어요. 없는 재료로 깻잎 김밥 만들어줘서 고마워요”라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10개월을 기다려 맛본 깻잎의 향을 아이들이 먼저 알아봐 준 순간,
엄마로서 정말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물과 양액만으로도 이렇게 진한 향과 맛을 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 오늘의 거실 농부 정리 
🌱 잎 치기(적엽)는 오래되거나 유지 부담이 큰 아래쪽 잎부터 조금씩 따주는 것이 효과적
🌱 순 지르기(적심)는 잎이 아니라 줄기·가지 끝의 생장점을 잘라 가지를 더 많이 뻗게 하는 방법으로, 잎치기와는 다른 개념
🌱 잎을 너무 많이 한꺼번에 따면 광합성량이 줄어들 수 있어 적당량만 따는 것이 중요
🌱 같은 날 심었어도 1호와 2호처럼 개체마다 자라는 속도는 다를 수 있음

직접 키운 채소는 양보다 기다린 시간이 더 큰 맛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이번 첫 수확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10개월의 기다림이 깻잎 김밥 한 접시로 돌아온 하루였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미뤄왔던 깻잎 3호와 페퍼민트의 이사 소식을  전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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